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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가 한.일 드라마 각본 쓴다도....

modory 2010. 6. 28. 07:08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 각본 맡은 작가 오자키 마사야◆

조선일보 스크랩    "日 제작진에도 '한국 드라마' 팬 많아요"    2010/06/28
 드라마 각본 맡은 작가 오자키 마사야 '결혼 못하는 남자' 원작자로 유명
"韓 드라마, 속도 빠르고 직설적… 日도 막장 드라마 유행했다 사라져"

"한·일 양국의 우애를 다룬 기존 한·일 공동 제작 드라마와는 확실히 다른 작품을 만들 겁니다. 오직 개인의 생활과 캐릭터에만 집중할 거거든요. 한국 시청자들이 절대 '아, 이건 일본 작가가 쓴 드라마구나'란 생각이 들지 않게 하겠습니다."

일본 인기 드라마 작가 오자키 마사야(50)가 한·일 공동 제작 드라마 각본 집필을 앞두고 23일 방한했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사 삼화네트웍스가 총제작을 맡고, 오자키 마사야가 각본을 쓰는 이 드라마(제목 미정)는 내년 여름쯤 방영된다.

25일 서울 역삼동에서 만난 그는 "서른을 앞둔 미혼의 한국 여성 3명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결국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라며 "거대 담론을 그린 기존 한국 드라마와 달리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한 잔재미로 나만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인기 드라마 작가 오자키 마사야는 대본을 쓸때‘등장인물이 시청자들과 교감이 가능한 인물인지’를 가장 중시한다. 그는 “그런 점에서‘결혼 못하는 남자’가 가장 성공한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당대 사회상을 세밀하게 포착해 드라마에 녹여내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드라마 작가다. 지난해 지진희 주연의 KBS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원작을 썼고, 현지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러브 제너레이션'(1997)으로 톱 작가 반열에 올랐다. '결혼 못하는 남자'에선 연애에 도통 관심이 없는 '초식남'을, '앳 홈 대드'(2004)에선 아기를 돌보는 '남자 주부' 트렌드를 발굴해 화제를 모았다.

"일본 TV 드라마 시청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어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죠. 이번 작품이 한·일 양국에 새로운 자극이 됐으면 합니다."

지난해 한·일 합작 드라마 프로젝트 '텔레시네마' 중 하나인 '트라이앵글'을 통해 첫 합작 단막극을 썼던 그다. 하지만 '트라이앵글'에선 한국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해 여자 경찰, 사기꾼, 재벌가 미망인 등 '무난한' 캐릭터만 등장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방한 길에 거리로 나가 직접 20·30대 한국의 미혼 여성들 10여명을 인터뷰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는 "첫 관심사는 한국과 일본 여성의 고민이 얼마나 다를까였는데, 막상 와서 보니 둘 사이의 차이가 거의 없더라"며 "결혼과 장래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은 모두 같았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은 아니지만, 인기 원동력에 대해선 높은 평가를 내렸다. "감정 표현이 굉장히 직설적이고 전개가 빠른데다 인간관계에 대한 묘사가 명확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정신없이 빠져들게 만들죠. 그래서 일본 드라마 제작진 중엔 '한국 드라마를 본받아야 한다'는 열성팬들이 많아요." 그가 최근 보고 있는 드라마는 '주몽'. 그는 "작품 퀄리티가 대단하고, 일본에선 만들지 못하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대체로 드라마 전망에 대해선 낙관적인 편이다. TV 시청자층이 고령화되고 막장 드라마가 늘어가는 데 대해 그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굳이 젊은 사람을 TV 앞에 끌어들여야 하나요? TV는 원래 가정용 엔터테인먼트이고, 이 때문에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가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어요. 게다가 인기 드라마 장르는 원래 그때그때 바뀌는 거고요." 그는 "과거 일본에도 한국의 '막장 드라마'처럼 전개가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는 '제트코스터 드라마'가 유행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올해 영화 '랑데부'로 영화 연출에 도전한 그는 앞으로 영화감독과 드라마 작가 활동을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간에 대한 묘사가 깊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요. 배우로는 배두나씨를 높이 평가합니다. 개성 있는 마스크와 연기를 갖춘 배우죠. 이번 합작 드라마에도 3명의 한국 여자 배우가 출연할 예정인데, 제가 속한 제작사 사장은 '한혜진씨가 캐스팅되면 아예 한국으로 이사 오겠다'고 하더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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