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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 다큐멘타리 문제 있다

modory 2011. 3. 14. 17:57

◆조선일보 데스크◆ 우물 안 한국 다큐멘타리

2011.03.13 22:09
▲ 정경열 사진부 차장대우
지난주 서울에서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아시안 사이드 오브 
더 닥(ASD·Asian Side of the Doc)'이 열렸다. 27개국 340명의 
방송사 편성 책임자들과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참가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프로그램의 구매와 판매, 공동제작을 
위해서다. 다큐멘터리를 사고팔려는 사람들은 무려 400회가 넘는 미팅을 
통해 상품들을 흥정했다.
행사장은 치열하고 냉엄한 무역시장 그 자체였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출품된 78편 가운데 사전심사를 거쳐 선발된 25편만이 상영기회를 얻었고 
이 중 3편이 오는 6월 프랑스 본선에 진출하는 티켓을 따냈다. 
철저하게 상품성을 검증받은 '물건'만 구매자의 집중적인 러브 콜을 받았다.
한국에서 이런 국제적인 다큐 시장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브 자누 행사 조직위원장은 "다큐멘터리 제작·유통 현실이 
아직은 열악한 한국에서 행사가 열려 더욱 뜻이 깊다"고 했다. 
현재 유럽 방송사의 경우 아시아 지역에서 들여오는 프로그램은 전체 
다큐멘터리 방영 시간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중국과 
일본에 편중되어 있다.
세계 시장에서 본 한국 다큐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2009년 기준으로 
다큐멘터리 수출은 연간 586편에 94만9000달러(약 10억6000만원)이다. 
일본의 NHK 한 방송사가 10년 전에 올렸던 수출 편수(578편)와 
비슷한 수치다. 
금액으로 따지면 수치는 더 부끄럽다. 편당 180만원 정도다. 
국내에서 시청률도 괜찮았고 큰 성공을 거뒀다고 선전하는 공중파 
방송사들의 대형 다큐멘터리도 2000~3000달러에 팔리는 일이 보통이다. 
방송사들은 '세계 ○○개국에 프로그램을 팔았다'고 홍보에 열을 
올리지만 100만달러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재고정리하듯 싼값에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한 것이다.
우리 다큐가 해외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거래된 것은 2009년 
독일의 RTL에 10만달러에 판매된 EBS '한반도의 공룡'이 거의 유일하다. 
민간 프로덕션이 제작한 드라마가 외국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정부기관의 각종 지원을 받아가며 제작되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국제무대에서 어떻게 평가 받는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ASD에 참가한 한 외국방송사 간부는 한국에 오기 전에 
"서울에는 뭐하러 가나. 그곳에는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우리끼리만 통하는 한국의 내수용 
다큐멘터리는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해외 진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큐도 잘 만들면 드라마 못지않은 '한류(韓流) 콘텐츠'가 
될 수 있지만 실제로 외국에서 다큐 한류가 불고 있다는 말은 
유감스럽게도 아직 들리지 않는다. 올 하반기에는 한국 방송시장에 
종합편성채널이 본격적으로 출범한다. 
다양한 신규 채널의 등장과 그에 따른 경쟁을 통해 한국 다큐가 
우물 밖으로 나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            

출처 : 방비워(방송비평워크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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