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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웃어라 동해야 - 국민 드라마인가?

modory 2011. 3. 15. 08:18

○국민 드라마? 국민은 민망하다○

조선일보  박세미 기자, 심현정 기자의 기사

2011.03.15 07:37

KBS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 시청률 40%
모든 비밀은 '문밖 엿듣기'로 탄로, 친정 어머니가 시댁 어른 유혹…
시청자 게시판에도 "못 봐주겠다"… "자극적 설정으로 뉴스 시청 유인"'국민 드라마'가 나왔다. 4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 1TV 일일연속극 '웃어라 동해야'다. 40%는 지난해 '제빵왕 김탁구' '수상한 삼형제' 단 두 편만 넘었을 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꿈의 시청률'이다. 지적장애자 안나(도지원)와 아들 동해(지창욱)를 둘러싼 가족애를 다룬 이 드라마는 최근 높은 시청률에 힘입어 10회 더 연장까지 결정했다. 그러나 이 연속극, 성적은 좋은데 뒷말도 그만큼 넘쳐난다. 홈페이지엔 "도저히 못 보겠다"는 시청자 비평이 하루 수십건씩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 드라마 수준을 후퇴시키는 졸작(拙作)"이라는 평까지 나온다. 무엇이 문제일까.

①모든 비밀은 윤새와가 푼다

비판의 중심에 서 있는 역할은 윤새와(박정아)다. 동해의 전 애인이자 동해의 이복형제 김도진(이장우)의 아내다. 윤새와의 활약은 가히 '전지전능한' 수준이다. 그는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모든 비밀을 가장 먼저 알아내 갈등을 증폭시킨다. 동해와 도진의 이복형제 관계, 안나와 김준(강석우)의 옛 연인 관계, 안나의 출생 비밀 등이다. 이렇다 보니 극 전개는 단순해지고 갈등 구조도 허술할 수밖에 없다.

②유일한 갈등 증폭 장치, '엿듣기'

윤새와가 극 중 인물들의 비밀을 알게 되는 건 시어머니 홍혜숙(정애리)과 남편 김도진, 동해와 안나의 대화를 문 뒤에서 엿들어서이다. 김도진, 김준도 안나와 동해의 정체, 동해와 새와의 관계 등을 모두 엿듣기를 통해 알게 된다. 다른 등장인물들이 갈등 구조 속에 들어가는 계기도 모두 엿듣기이다. 작가의 '상상력 빈곤' 논란이 이는 이유다.

③직업은 있는데 일은 안 한다?

아나운서 윤새와는 업무시간에 툭하면 직장을 벗어나 남편 직장에 가고, 친정엄마와 계략을 꾸미거나 안나와 동해를 쫓아다니며 공갈·협박을 한다. 방송사 아나운서국장인 김준은 회사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고, 형사 필재는 좋아하는 사람(안나)의 '보디가드' 역할에 더 바쁘다. 호텔 총지배인 홍혜숙은 사적인 감정 때문에 영세 김치제조 업자와 맺은 계약을 없던 일로 만들어버린다.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캐릭터들이다.

④누가 봐도 연기인 연기

'눈 치켜뜨는 연기'와 '눈 안 치켜뜨는 연기'. 주인공들의 연기는 이 두 가지 중 하나인 경우가 많다. 윤새와 역의 박정아와 김도진 역의 이장우는 화날 때도, 불안할 때도, 협박을 할 때도 모두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는 표정 하나로만 일관하고 있다. 주인공 동해 역의 지창욱도 신인 배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⑤식상한 구도에 '막장'까지

'교통사고'와 '우연히 마주치기'. 한국 드라마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이 두 진부한 설정이 반복되고 있다. 동해가 새와 대신 차에 치이거나, 김준이 동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직후 교통사고를 당하는 식이다. 가난한 여주인공 안나가 알고 보니 재벌의 잃어버린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도 마찬가지다. 한 여자가 이복형제 모두와 사귄다는 설정, 친정엄마가 사돈 홀아비를 유혹하는 설정 등은 '막장' 논란을 불러왔다.

⑥그런데도 시청률 40%… 왜?

연출가인 김명욱 PD는 "훈훈하고 따뜻한 설정과 날카롭고 센 설정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KBS 일일드라마는 습관적으로 채널을 고정해놓는 시청층이 두텁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의 '40%'와 같이 보면 안 된다"(채지영 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는 의견도 있다. "KBS 저녁 일일연속극 시청자는 전통적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보다는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에서 심리적 쾌감을 얻을 수 있느냐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KBS로선) 연속극 바로 뒤에 시작하는 뉴스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설정으로 연속극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듯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시청률만 생각해 이런 허술한 극적 장치에 계속 기댄다면 장기적으로 KBS 드라마 전체의 위상과 가치를 스스로 깎아 먹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누가 국민 드라마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이런 게 국민 드라마라면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에 문제다. 인물과 상황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가 엉망인데다가 연기자들의 연기마져 형편없는 드라마를 가지고 국민드라마라 할 수 있나? 위에서 조선일보 두 기자가 지적했지만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출처 : 방비워(방송비평워크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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