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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생뎐의 임수향 인터뷰 - 조선일보에서

modory 2011. 6. 29. 06:58


 SBS 주말 연속극  - 신기생뎐 신데렐라 임수향 인터뷰

"우리 드라마가 막장? 세상엔 이해 안되는 일 더 많아"

 조선일보 : 2011.06.29 기사임

논란 속 시청률 25% 돌파, '신기생뎐' 신데렐라 임수향
"웃지만 우는 연기 쉽지 않았죠… 내 연기는 100점 만점에 40점"무모한 설정과 막장 논란, 이런 '노이즈 마케팅'에 뒤이은 시청률 반등과 신데렐라의 탄생. 작가 임성한의 드라마들이 보여온 공식이다. '욕하면서도 자꾸 보게 되는 드라마'의 전형이다. 올해 초 방송을 시작한 SBS '신기생뎐'도 이 길을 똑같이 걸어왔다. 업둥이인 무용학도 '단사란'이 부용각에서 현대판 기생살이까지 하는 우여곡절 끝에 애인 아다모와 맺어지고 이중 삼중으로 꼬인 출생의 비밀이 풀린다는 스토리. 초반 시청률 부진에 허덕였지만 종영을 3주 앞둔 지난 26일 25%를 돌파했다.

임성한 드라마의 새 신데렐라, 단사란 역 임수향(21)을 지난 23일 만났다. 그는 "신기생뎐은 나를 알려준 고마운 작품"이라면서도 "내 연기는 100점 만점에 40점. 연기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신기생뎐’의 여주인공 임수향이 지난 23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단사란의 복잡한 심경을 연기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며“앞으로 영화와 연극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단사란뿐 아니라 아다모(성훈), 금라라(한혜린) 등 주연 3인방이 모두 신인이었고,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방송 6개월 전 오디션에 뽑혔고, 제대로 된 시놉시스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셋이 매일 죽어라 연습했다. 손문권 감독님은 연기력 논란을 예감한 듯 '너희는 적이 많이 생길 것이다. 같은 편은 너희밖에 없으니 뭉치라'고 충고해줬다. 처지가 비슷해 쉽게 친해졌고, 서로 모니터를 해주며 조금씩 나아진 것 같다."

―'막장'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배배 꼬인 스토리에 공감하는가.

"바로 다음 회 내용도 모르는 상황에서 한 회씩 대본을 받아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연기하는 입장에선 막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세상에 이해 안 되는 일들은 이 드라마 이야기 말고도 많다."

―스스로 생각하는 '단사란'의 매력은.

"내가 봐도 참 여우다. 청순가련한데 머리는 잘 돌아간다. 냉정하고 조신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언뜻언뜻 안 그런 면도 드러낸다."

―가장 힘들었던 연기는.

"손님의 여자가 되기 위해 머리를 올렸던 날. 열 장면 중 아홉이 우는 것이었다. 머리 올리면서 울고, 들이닥쳐 난장판으로 만든 아다모와 함께 대성통곡하고… 힘이 쫙 빠졌다. 애인에게 업둥이라고 고백하는 장면 등 드라마 내내 겉으로 웃으면서 시청자들을 울려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그처럼 어려운 장면들도 계속 하다 보니까 감정이입이 되더라."

―조금 낮은 톤의 차분한 목소리가 특이하던데.

"단사란은 소신은 뚜렷하지만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렇게 인물 분석을 하고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로 연기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시청자들이 연륜이나 신뢰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게다가 내가 솔직히 노안(老顔) 아닌가(웃음). 그 부분과도 어울렸던 듯하다."

―현대판 멍석말이, 남자 복근에 빨래하는 상상 장면에 막판에는 정체불명의 귀신까지 등장했다. 연기자들은 이런 설정들이 기괴하다고 느끼지 않나.

"복근 빨래 장면은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는데 성희롱 논란이 불거져서 좀 당황했다. 솔직히 그런 설정들을 만드는 작가님 뜻은 모르겠다. 오디션 때 한 번 뵙고 지금까지 전혀 뵙지 못했다. 연기에 대한 지적 사항은 대본에 메모로 적어 보내 준다. 종방연 때도 못 뵐 것 같다."

―선배 연기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던데.

"임혁 선생님은 같은 단어의 장음·단음 구별하는 법, 김혜정 선생님은 똑바로 걷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한진희 선생님은 까마득한 후배들인데도 편히 쉬게 해주신다. 기생 연기할 때는 김보연·김혜선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드라마 밖에서의 임수향은 어떤가.

"오빠 둘 밑에 늦둥이로 태어나 귀염을 독차지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길거리에서 캐스팅돼 연예계와 인연을 맺고부터 꿈은 늘 연기자였다. 식구들이 든든한 원군이다. 벌써 '한류'에 합류했는지 중국에 있는 작은오빠가 가게에 내 사인이 붙은 드라마 포스터를 붙여놓고 '단사란 오빠'라고 자랑했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했다."

―닮고 싶은 연기자는.

"외국에선 알 파치노, 국내에선 김희애 선생님이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가 연기한 시각장애인 역처럼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역할도 해내는 김희애 선생님의 연기력과 여성적 매력은 참 부럽다. 앞으로 TV 말고도 정통 연극과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