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세상●/★뉴스모자이크

[스크랩] ◆ 오늘의 세상 2018년 3월 7일 수요일

modory 2018. 3. 7. 09:19



오늘의 세상 201837일 수요일

[만물상] '미투'와 좌파

2002년 말 대선 당시 개혁당 수련회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 여성 당원들이 대책위를 만들고 가해자 이름을 공개하라는 서명 운동까지 벌였다. 요즘 TV 예능에 출연하는 유시민씨가 당시 당 지도부였다. 그는 이런 성폭력 대처 움직임을 "해일이 밀려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다"며 비판했다. 더 큰 과제가 있는데 조그만 일에 매달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훗날 "발언이 왜곡됐다"고 해명했지만 그의 '조개론'은 지금도 성차별 발언으로 입에 오르내린다.

이에 앞서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 뽑기 100인 위원회'란 단체가 대학 총학생회와 노조, 시민단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17건을 공개했다. '술자리에서 강제 키스하기' 같은 성추행부터 강간, 강간미수 같은 성범죄가 가해자 실명(實名)과 함께 드러났다. '100인 위원회''극단적 부르주아 페미니스트' '프락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조직 내부 성폭력은 발설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 좌파의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여성학자 전희경씨는 "운동사회엔 성폭력을 묵인·은폐하는 독특한 논리와 체계가 작동해왔다"고 분석한다. 큰 뜻을 위해 성폭력 시비 같은 문제 제기는 참으라는 '대의론', 조직을 지키기 위해 덮자는 '조직 보위론', 반대 세력의 음해로 보는 '음모론'이다. '나 꼼수'출신 김어준씨가 "(미투 운동 타깃이) 결국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일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음모론'의 일환이다.

2008년 발생한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의 진실을 정리한 '하늘을 덮다'엔 전희경씨가 얘기한 '운동권 사고(思考)'가 다시 나온다. 수배 중이던 민주노총 위원장을 조직 지시로 집에 숨겨준 전교조 조합원에게 민주노총 간부가 성폭행을 시도했다. 항의하는 피해자를 지도부가 이렇게 달랬다고 한다. "전교조나 민주노총이 매우 어려운 시기다. 정부나 보수 언론이 이 사실을 알면 이를 빌미로 탄압하고 조직을 와해시키려고 할 것이다. 참아 달라."
성폭력은 좌파든 우파든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좌파 문단' 대표적 원로 시인부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와 인권위원회 간부, 386세대 운동권 정치인까지 줄줄이 성 추문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좌파는 원래 여권(女權)을 더 중시한다고 내세운다. 앞에선 정의·평등·인권을 외치고 뒤에선 성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을 향해 '진보 마초'라는 말까지 나오는 판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6/2018030602894.html

 

[선우정 칼럼] "잘못된 報告가 나라를 그르쳤다"

북한은 핵무기를 남측에 쓰지 않는다는 저들의 慈悲를 한국 특사단이 발표했다
편견, 당파, 비겁失報誤國은 옛말이 아니다

427년 전 일본에 파견된 조선통신사(通信使)만큼 한국사에서 오래 욕을 먹는 특사단이 없다. '실보오국(失報誤國)'이 가장 혹독한 평가인데, '잘못된 보고(報告)가 나라를 그르쳤다'는 뜻이다. 임진왜란을 다루는 사극엔 빠짐없이 나오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임금이 돌아온 사신들을 불러 물었다. "반드시 전쟁이 일어난다"는 의견과 "(전쟁의) 정세를 보지 못했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조정은 평화론을 지지했고 임금도 이를 택했다. 그러다 무방비로 일본에 당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전쟁 가능성을 부인한 쪽이 죄인이 됐다. 특사단의 부사(副使)로 참여한 학봉(鶴峰) 김성일이다. 그에 대한 문책은 당대로 끝나지 않았다. 정세를 오판한 무능력자로 지금까지 손가락질 받는다. 하지만 학봉은 유능한 학자이자 관료였다. 의병장으로 진주성을 지킨 말년의 맹활약에서 보듯 비겁과 거리 멀었다. 이 때문에 그의 오판은 한국사의 대표적 미스터리로 꼽힌다. (이하중략)
어제 돌아온 북한 특사단이 여섯 가지 남북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그중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는 다섯 번째 항목에서 비애(悲哀)를 느낀다. 길잡이를 잘하면 죽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번 특사단은 비슷한 세계관·역사관의 공유자들이다. 북한에 대한 장밋빛 편견도 비슷하다. 김정은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명령을 받고 일한 사람이 그 결과를 보고하는 것을 '복명(復命)'이라고 한다. 대북 특사단의 복명은 옛 대일 특사단의 복명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하다. 어제 밝힌 그들의 복명은 학봉의 평화론보다 시대착오적이다. 특사단의 평화론에 솔깃하는 것도 그 옛날처럼 암울하다. 편견, 당파, 비겁. '실보오국(失報誤國)'은 옛말이 아니다.
원문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6/2018030602912.html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