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같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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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가을 바람이 상쾌하다. 가을 바람이 들꽃과 잎들을 흔들며 속삭인다. 어느 소설가는 가을에는 바람의 소리가 구석구석 들리는 데 귀가 밝아지기 때문이 아니라 바람이 맑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연이 맑아지고 깨끗해지는 가을에는 구름도 더 희고 나무들이 아름다운 색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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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했던가? 인간처럼 잔인한 동물은 없다고...짐승중에 가장 온순하고 우둔하면서 인간과 가장 친한 동물이 소다. 스페인 같이 소와 인간의 싸움이 아니고 그런 소들끼리 싸움을 부쳐놓고 인간들이 웃고 즐긴다. 인간들이 얼마나 잔혹한가?

경산 하양 장날은 4일과 9일이다. 추석을 바로 앞둔 장날이고 또 번개 시장도 열린다고 하여 동이 틀 무렵 갔다. 이른 아침인데 하양 근처에 사는 할머니들이 밭에서 갓 뽑아 온 열무나 금방 딴 듯한 푸른 대추를 무릎 앞에다 놓고 다듬기도 하며 팔고 있었다. 채소값이 천정부지로 뛰었지만 훈훈한 삶..

태풍 곤파스가 온다고 한다. 그래도 계절은 못 속이나보다. 푸른 하늘이 한뼘정도 높아진 느낌이고 들판에는 벼가 익는다. 밤, 감, 대추가 따가운 햇살에 속살을 살 찌우며 빛을 내기 시작한다. 잠자리는 한가하고 벌은 겨울 준비에 바쁘다. 계절은 이렇게 물처럼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