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허구를 밝혔다.
▷ 여순반란사건 이후 6·25까지 좌우익의 대립과 빨치산의 투쟁을
그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태백산맥’의 진실에 대해 20대 청년
4명이 검증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고 조선일보는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세명대 미디어창작학과 졸업반 학생 안성현(25)씨 등
4명은‘벌교의 진실’이란 3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는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씨 인터뷰로 시작한다.
"작가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역사적 사실들은 모두 진실이며 독자들은 그것을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하지만 안씨 등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소설
‘태백산맥’과 다른 진실을 다큐멘터리에서 풀어냈다.
▷600만부이상이 팔리며 “분단문학의 최고봉”“20세기 최고의 소설”
이라는 찬사를 받는 '태백산맥’의 역사적 진실에 용기 있게 도전한
것이다.
▷“처음엔 지도교수님이 던져준 과제였어요. 저 역시 몇 년 전
'태백산맥’을 감명 깊게 읽은 터라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
달려들었죠. 그런데 생존자들을 인터뷰할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어요.” 의기투합한 이들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6㎜ 캠코더 하나만 달랑 챙겨 무작정 벌교를 찾아갔다.
▷이들의 검증은 소설 1부의 주요 무대가 된 벌교읍과 율어면 등으로
한정됐다.이들이 발품을 팔아가며 카메라에 담은 생존자 10여 명의
인터뷰에는 소설과는 사뭇 다른 증언이 여럿 담겨 있다.
▷소설에서 주인공인 염상진 일행이 군경 진압군에 밀려 사흘 만에
벌교를 포기하고 율어면을 점령하는 대목. 빨치산들은 이 지역에서
토지개혁을 실시하고 율어면을 ‘해방구’로 선포해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주민 임태희(83)씨는 1949년 율어면 인근 자모마을에서
빨치산들에 의해 이루어진 참극을 증언한다.
“밤중에 젊은 사람들이 총을 메고 와서 주민들 모으라고 소리를 쳐.
그래 가지고 우리 집 마당에다가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끼리 줄을
세웠다 이 말이여. 그래 놓고 뒤에서 빵빵 쏴 버려. 그날 열다섯 명이
죽었어. 내 동생은 거기서 즉사했고, 내 처는 다음날 죽었어요.
.
소설에서 주민들이 친일파 출신 우익들의 횡포를 못 이겨 자발적으로
입산해 빨치산이 된다는 내용도 생존자들의 증언과는 차이가 있다.
(약탈한) 식량을 주민들한테 지게에다 지고 산속까지 져다 달라고
해. 거기까지 가서 다행히 살아 나온 사람도 있고, 거기까지 끌고
가서 좌익들이 죽여버린 사람들도 있고.”(김영돈·85)다큐멘터리에는
영문도 모른 채 좌익과 우익 양쪽으로부터 번갈아 수난을 당하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이미 70세를 훌쩍 넘겨 얼굴에 깊게 주름이 파인 노인들은 마치 어제
일을 얘기하듯 60여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친다.
안씨는 “소설은 허구적 요소가 포함돼 있고, 소설을 소설 자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한쪽만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잘못된 역사를 사실로
받아들인다면요? 이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우리는 벌교 주민들의
아픔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이에 대해 조정래씨는 “마음대로 해석하라고 해라. 해석은 독자
마음 아닌가”라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 우리는 안다. 소설 태백산맥이 빨치산을 미화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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