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세상●/★뉴스모자이크

노무현 정권의 언론에 대한 마지막 발작

modory 2007. 12. 18. 09:13
◐ 조선일보 사설을 읽는다 ◑. 
언론을 향한 증오심의 마지막 발작(發作)을 지켜보며  
2007년 12.16일 국방부는 기자들이 사용해온 기사 송고실의 전기와 
난방을 끊은 뒤 헌병을 동원해 기자들의 청사 출입을 막았다. 
송고실에 남아 있던 일부 국방부 담당 기자들은 차디찬 냉골 송고실에서 
촛불을 켠 채 기사를 쓴다. 
경찰청은 지난 12일 날을 새우며 송고실을 지키던 기자를 거짓말로 
유인해 밖으로 불러낸 뒤 송고실에 자물쇠를 채웠다. 
경찰청은 청사 입구에 검색대와 차단문을 설치하고 의경들을 배치해 
기자 출입을 통제했다.
노무현은 후임이 될 새 대통령을 뽑는 대선 전날까지 대한민국 정부기관 
내에 설치돼 있던, 기자들이 기사를 써서 본사로 보내는 이른바 송고실 
폐쇄에 마지막 힘을 쏟아 붓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죽기살기식 취재통제 조치에 대해서는 여권 대선 후보까지
 “몇 달 안 갈 국가적 낭비”라고 했다. 
 정상적 인간은 밑 빠진 시루에 물을 붓지 않는다. 바보가 하는 짓이다. 
대통령 후보 때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한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을 향한 
적개심은 당선자 시절을 거쳐 대통령 임기 내내 폭언, 모욕, 告訴고소, 
신문법의 개악, 사이비 관제 언론 창간, 공무원 기고 및 인터뷰 금지, 
정부 광고 게재 통제와 금지, 신문보급소 암행감사, 세무사찰, 송고실 
폐쇄로 형태를 바꿔가며 일관되게 계속됐다. 
대통령은 이 언론과의 전쟁에 청와대 비서실과 국정홍보처 등 자신의 
손발을 앞세우고, ‘정권의 칼’ 노릇을 도맡아온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를 양옆에 거느리면서 全전 정부 조직과 全전 공무원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對대언론 전투실적을 승진과 보직 등의 인사평가에 
반영하겠다면서 공무원들의 등을 떠밀었다. 
그 결과 정부 부처들이 언론중재위에 낸 중재신청만 해도 지난 10월까지 
715건에 이르렀다. 김대중 정부 5년 동안 118건의 6배를 넘는다. 
공정위는 영세한 신문시장의 거래질서를 잡겠다며 심야에 지국들을 덮쳐 
과징금을 물리고 ‘100만 서명운동’에 ‘현상 手記수기 공모’까지 
벌였다. 
대통령이 앞장선 증오에 찬 이런 조치들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고 법원 판결을 통해 뒤집히는데도 5년 내내 바뀌지 않았다.
대통령의 비판 언론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은 친정권 신문과 방송을 
향한 한량없는 베풂, 호의와 짝을 이뤘다. 이 정권은 정부 
예산을 풀어 특정 신문의 배달을 맡아 줄 신문유통원을 설립했다. 
TV에 대해서는 방송의 소비자인 시청자들의 불만과 불평을 무시하고 
프로그램 방영 중의 중간광고 허용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정권 5년의 언론정책은 편집광적 증오와 편집광적 호의의 
극단을 시계추처럼 오갔다. 
중도가 없었다. 인격적 미성숙의 대표적 증세가 증오와 
애정의 극단을 오갈 뿐 중도가 없다는 것이다. 최고권력자의 중도를 
모르는 집착은 광적 추종자들을 양산해냈다. 
김창호 홍보처장과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위시한
 ‘사냥개 인간’들이 그들이다.
그들에겐 역사를 마주한 인간의 두려움, 상식을 거스르는 인간에게 
따르는 부끄러움이 없었다. 송고실 폐쇄조치를 원만하게 처리하려 했던 
국방부가 양정철 비서관의 국방 차관 방문 후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폐쇄방침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그들의 활약상을 보여준다. 
그들이 휘두른 채찍이 대통령의 엄명과 그에 따른 인사 위협이었을 
것이라는 것은 묻지 않아도 짐작이 가는 일이다.
대통령 직속의 사냥개 인간과 짝을 이뤄 ‘역사에 없는’ ‘세계에 없는’ 
언론전쟁을 짊어지고 나갔던 인간들은 권력의 눈짓에 세 배 네 배로 
꼬리를 흔들며 응답했던 정부 내 ‘강아지 권력자’들이다. 
이택순 경찰청장, 추병직 전 건설부 장관 등이 대표적 얼굴들이다. 
이들은 권력자의 對대언론 폭언을 따라 더 높은 소리로 짖고 
대언론 보복조처에는 누구보다 민첩하게 앞장을 섰다.
역사의 페이지는 넘어간다. 아무리 미친 밤이 더디 가더라도 언젠가는 
제 정신의 새벽이 오게 돼 있다. 
정권의 마지막 고갯마루에서 기자실에 대못질하는 소리를 우리는 
미친 밤이 물러가며 발버둥치는 소리로 들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긴긴밤이 끝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