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세상●/★방송

kbs의 적자 편성의 속내는 무엇일까?

modory 2008. 1. 11. 21:42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KBS 첫 적자예산 편성●


KBS가 올해 예산을 적자로 편성해 논란을 빚고 있다. KBS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말 경영진이 제출한 439억 원 적자 예산을 승인했다. KBS가 적자 예산을 편성한 것은 1980년 11월 언론 통폐합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정연주 사장이 취임한 뒤 첫해를 제외한 4년간 누적 적자가 1000억 원이 넘는데도 경영 효율화 방안 없이 예산을 적자로 편성한 것은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누적된 문제를 가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자 예산인데도 인건비 올리고 복지카드 신설=KBS는 “전체 수입의 48%를 차지하는 광고 수입의 감소와 제작비 인상 등으로 적자 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KBS는 올해 제작비 600억여 원을 증액했다. 여기엔 베이징 올림픽 생중계 비용 및 4월 총선 관련 비용 등 150여억 원과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핵심 장르 개발 명목으로 200여억 원이 포함돼 있다.

KBS는 인건비 비중이 전체 비용의 40%에 달하는데도 기본급을 지난해보다 2%(122억 원) 인상했으며 올해 신설된 복지카드 등에 97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 “수년간 적자를 본 기업이라면 자구책을 내놔야 하는 게 상식인데도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며 “공기업인 KBS의 적자 누증은 결국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대형 국책사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정부투자기관이 적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방만한 경영을 합리화하고 인건비 비중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균형 예산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신료 인상을 위한 적자 편성?=KBS는 2004년에 63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05년과 2006년은 법인세 환급으로 적자를 면했다. 지난해는 350억∼4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KBS가 경영을 합리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보다 예산을 적자로 편성한 것은 2월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호소하기 위한 ‘전술’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KBS 노조는 7일자 노보에서 “경영진은 ‘구조적 적자 경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수신료 인상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선규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는 “BBC나 NHK처럼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면 KBS는 만성 적자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외부 회계 감사를 실시해 경영 투명화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