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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정연주 사장은 어떤 사람인가?<동아일보에서>

modory 2008. 2. 21. 22:14

●KBS 사장 정연주씨, 2003년 4월 취임이래 계속 논란 ●

 

■ 편파방송… 아들 병역 말바꾸기… 절차 무시한 연임…

KBS 정연주 사장은 2003년 4월 취임한 이래 경영능력과 편파 방송 문제 등으로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두 아들 병역 면제 의혹 등에 대한 말 바꾸기는 재임 내내 도덕성 시비로 이어졌다.

▽말 바꾸기=정 사장의 두 아들은 1995년 나란히 ‘미국 영주권 보유’를 사유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정 사장은 2005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두 아들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한 지적이 나오자 “(미국에서) 뿌리를 뽑아 (한국으로) 옮긴다는 것이 불가능해서 그랬다”며 “나는 두 아들을 늘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5년 국감 3개월 전에 정 사장의 장남은 이미 한국에 들어와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그리워하며 산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차남도 이후 입국해 서울 홍익대 앞 한 카페에서 연주가로 활동하고 있다.

정 사장은 한겨레 논설주간 시절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 병역 기피 의혹을 비판하는 데 앞장섰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한겨레 2002년 8월 9일자 칼럼 ‘부자들의 잔치’와 8월 23일자 ‘병역비리와 확률’ 등에서 “현역 3년을 꼬박 때우는 힘없고 빽 없는 자식들은 ‘어둠의 자식’, 방위로 때우는 사람은 ‘장군의 아들’, 면제자는 ‘신의 아들’이라 부른다”고 썼다.

정 사장은 또 2005년 6월 예산 절감에 발맞춰 2005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사장과 경영진 월급이 모두 20% 삭감됐으나 2005년에 표면상 흑자가 나자 삭감됐던 임금 전액을 2006년 1월 21일에 일시에 돌려받기도 했다.

▽코드 편파 방송 논란=정 사장이 취임한 이후 KBS는 친정권 코드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보냈다. ‘한국 사회를 말한다’ ‘인물현대사’ 등 이른바 ‘개혁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사회에 정체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003년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혐의를 받은 재독학자 송두율 씨가 귀국하자 KBS는 ‘한국 사회를 말한다’ 등에서 송 씨를 ‘분단 상황을 고민하는 지식인’으로 묘사해 미화 논란이 일었다.

특히 2004년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탄핵의 부당성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을 생방송으로 내보내 한국언론학회 보고서에서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정 사장 취임 이후 신설된 ‘미디어포커스’는 2004년 북한 혁명가인 ‘적기가(赤旗歌)’를 배경음악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2006년 현충일에는 중국 마오쩌둥(毛澤東)과 공산군의 1934년 대장정을 그린 ‘세계 걸작 다큐멘터리-대륙의 붉은 바람’이 방송돼 시청자 항의를 받았다.

▽절차 무시한 연임=2006년 연임 과정에서 정 사장은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절차를 공표했으나 이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KBS 이사회는 노조가 자신의 연임을 반대하자 KBS 이사 4명과 외부인사 3명으로 사추위를 구성하기로 했으나, 결과가 정 사장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자 사실상 사추위를 무산시켰다. 정 사장 연임이 결정될 당시 KBS 11명의 이사 중 2명이 임명 제청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퇴했다. 유재천 한림대 특임교수는 “사추위 결렬 등 그동안의 논란은 정 사장 만들기를 위한 각본이었으며 이사회가 거수기 노릇을 했다”고 지적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