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세상●/★미주알고주알

이문열과 백낙청

modory 2009. 2. 20. 12:06

●비상시국을 누가 만들었는가?●
 2월 18일과 19일 이틀동안  관훈클럽이 주최한 관훈포럼 연사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잇달아 강연을 했다. 
대표적 진보·보수 지식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소설가 이문열씨가 보는 시각은 너무나 달랐다고 했다.
그런데 촛불시위, 용산 철거민 참사, 경제위기, 남북관계 경색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 대립하는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위기'라는 진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위기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극복을 위해 제시한 해결책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는 것이다.
 누가 위기를 만들었는가? 위기를 만들어 놓고 한 자리 내놓으라고 하는
 백낙청이 과연 한국 진보의 지성일까? 발표의 요지를 보면
 깽판 쳐놓고 밥그릇 빼앗가는 논조와 다름없다.
 아래는 두 사람의 발표 요지
 백 교수는 18일 〈비상시국 타계를 위한 국민 통합의 길〉이라는 
주제 발표문에서 '나라 다스리기 체제의 붕괴'라는 말로 현 정부 집권 1년을 
평가했다. 
그는 "정권 교체의 구체적 절차를 규정하는 헌법에 동의했던 국민은 
봉기를 통한 초(超)헌법적인 정권 교체는 삼가는 게 옳다"는 말로 
일부 진보 진영의 '이명박 정권 퇴진 주장'과는 선을 그었다. 
백 교수는 그러나 "지금과 같은 국가적 위기에서는 평상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말로 국민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구체적 방안으로 보수·진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국정에 참여하는 '거국체제'의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구체적인 모델로 국가인권위원회와 노사정위원회 등을 들었으며, 
국정 참여 세력들의 합의방식으로는 '전원합의제'를 제안했다. 
백 교수는 "합법적 정부가 엄존하는 마당에 이들의 결정이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없지만, 이런 임의적 성격 때문에 이들의 합의는 
그 내용의 합리성과 국민적 지지에 의존하게 된다"고 했다.
〈지친 대의민주정과 불복(不服)의 구조화〉라는 주제로 19일 강연한 
이씨는 위기에 대한 인식부터 백 교수와 달랐다. 
그는 세계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위기를 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견해에 
대해 "함께 당하는 화(禍)는 화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촛불집회가 국민 다수의 견해를 대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인터넷 광장의 착시현상은 소수를 다수로 보이게 하고, 
익명성 뒤에 숨은 조작은 터무니없는 소수에게 대표성을 안겨주어 
다수로 혼동하게 만든다"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다수가 아니라 몇달 전에 있었던 대선 불복세력이 그 사안을 계기로 
한곳에 모여 다수를 조작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이들은 오랜 불복 경력을 가진 '그때 그 사람들'이며 
10년 동안 신기득권층으로 단맛을 즐긴 사람들과 지난 정권이 정성을 들여 
기른 일부 시민단체, 의회를 뛰쳐나온 야당 의원 등이 함께 
불복의 카르텔을 형성해 정교하고도 견고한 구조로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또 "오랫동안 은밀하게 우리 대의민주정의 지반을 침식해온 
직접 참여의 유혹과 대의제 다수결에 대한 의심은 이제 불복의 구조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말로 백 교수가 제안한 '거국체제'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국민통합을 위한 방법으로 "보다 상위의 공동선(共同善)을 
개발하여 불복을 조장해온 자질구레한 대의를 압도해야 한다"며 
거국체제방식의 국정 운영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