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세상●/★방송

저질 방송 중심에는 mbc가 있다

modory 2009. 4. 25. 10:18

 
◐조선일보 시론- 저질 방송, 저질화 사회 ◑ 김영봉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주말 김보슬 PD는 검찰에서 풀리며 "PD수첩은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언론의 책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작금 MBC 방송국의 직업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고백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PD수첩이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 소로, 광우병 아닌 환자(CJD)를 
광우병환자(vCJD)로 조작 방영했음은 이미 밝혀졌다. 
그 밖에 사실을 숨기고 의도적인 멘트, 화면과 자막처리를 통해 공영방송을 
위계(僞計)수단으로 사용한 혐의가 뚜렷하다. 
한국의 어떤 전문분야에서도 이런 조작은 용납되지 않는다. 하물며 사실의 
객관적 보도가 생업인 미디어기관이 왜곡과 조작을 '언론의 책무'라고 
주장하는데도 방송인 모두가 침묵하고 있다. 
MBC가 아니라 오늘날 한국의 방송계가 맡은 바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의심받아야 할 대목이다.
지난 수년간 우리 TV가 "이래도 되나" 하게 무책임해졌음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가짜 역사를 만들어대는 것이다. 
연개소문은 한때 김유신의 하인이 돼서 후에 유신의 부인이 될 여인과 
사랑을 했다.
세종 때 이미 내시였던 김처선이 세종 퇴위 후 26년이나 지난 뒤 연산군을 
낳은 폐비 윤씨와 풋사랑을 하고 여인을 위해 거세하고 입궁했다. 
이씨 조정의 내시들은 칼을 차고 집단시위도 했다. 화가 신윤복은 원래 여자였다.
'용의 눈물' '명성황후' 등 과거 역사물이 이렇게 무분별했는가?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아 달라"는 것이 PD들의 변명이다. 
 그러나 그들이 재미로 던져주는 가짜 역사를 보통 시청자들은 진짜로 알고 
 섭취할 것이다. TV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TV가 역사를 조작하는데 아이들이 거짓말하는 것이 무슨 대수겠는가. 
가짜 역사를 만드는 민족이 과연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을 탓할 자격이 
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TV방송이 과거보다 "저질이 됐다"는 것에도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공영방송 상업방송 모두가 TV를 개그맨, 기괴한 화장에 광대 짓을 하고 
이리저리 뛰고 악쓰고 노래하고 이를 흉내 내는 청소년들로 가득 채우고 있다. 
TV 출연자는 청소년의 역할모델이 된다. 
얼마 전 필자는 김모라는 사람이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치인을 욕하는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귀를 의심했다.
 "자기는 ×발, 개 ×같은 ×발, 이런 ×같은 새끼가…" 
 인간의 말이라 할 수 없는 더러운 단어를 수도 없이 토해내던 그가 
 지금 아주 잘나가는 방송출연자라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10여 년 전만 해도 거리에서 듣기 어렵던 욕설들을 입에 
달고 산다. 해가 갈수록 청소년들의 준법, 예절, 공중도덕과 질서를 지킴이 
뒤떨어지고 말과 행동이 비천해진다.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방송업무가 분별력과 소명(召命)의식이 
떨어지는 집단의 손에 맡겨진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저질, 무책임한 방송은 말할 것도 없이 노무현 시대의 유산이다. 
경쟁과 이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직업정신을 잃은 전문가는 도태하고 만다. 
그러나 이념이 휩쓰는 시대가 도래하자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운동권, 
좌파활동가들이 요직을 맡고 멀쩡했던 직업인도 그들을 닮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의 일부가 아직까지 국민의 공기(公器)를 사조직으로 장악해서 
패거리운영을 하고 있는데 노영(勞營)방송으로 알려진 MBC가 바로 
그 중심점에 있다.
한국방송의 장기적 과제는 제대로 된 미디어 법을 만들어 무능한 자가 
도태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면한 일은 지금까지도 법의 집행을 '무데뽀'로 저지하는 MBC를 
시급히 처리하는 것이다.
MBC는 오늘의 저질방송의 뿌리다. MBC에 공무집행도 못하는 정부는 
한국방송계에 구태적 운영이 계속 통한다는 메시지만 전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