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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재벌녀와 연하남○

modory 2011. 3. 29. 09:05

연하남 휘어잡는 중년여성들 안방극장 점령

2011-03-29 동아일보 이새샘 기자의 기사임 드라마 ‘마이더스’ ‘로열패밀리’… 30대 능력男-40대 재력女인기
기존 신데렐라 반대구도 특징… 미드-일드도 유사스토리 유행

요즘 방영 중인 ‘쿠거족’ 드라마에서는 ‘권력은 있지만 외로운 40대 여자’와 ‘능력은 있지만 권력은 없는 젊은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미묘한 장면을 연출해낸다. ‘로열패밀리’에서는 한지훈이 김인숙에게 기습 적으로 가볍게 입맞춤하는 장면이 나왔다(오른쪽 사진). ‘마이더스’에서는 유인혜가 김도현과 호텔방에서 우연히 밤을 지내게 되고 이는 결혼을 앞두고 있던 김도현의 파혼으로 이어진다. MBC TV 화면 촬영·SBS 제공

《배경은 화려한 재벌가. 돈과 권력, 후계자 자리를 놓고 암투가 벌어진다. 방영 중인 드라마 SBS ‘마이더스’와 MBC ‘로열패밀리’다. 두 드라마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피부 탄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40대 여성이 주인공이며, 이들 곁엔 건장한 30대 초반의 남성이 보디가드처럼 등장한다는 점이다.》


‘마이더스’의 주인공은 재벌가의 딸이자 자금운용회사 론아시아의 대표인 유인혜(김희애)다. 그의 곁에는 심복처럼 부리는 변호사 김도현(장혁)이 있다. 사회 경험은 적지만 유능하고 성공에 목마른 남자다.

‘로열패밀리’ 주인공은 JK그룹의 둘째며느리 김인숙(염정아)이다. 시어머니인 공순호 회장(김영애)에게 구박받는 며느리였지만 우여곡절 끝에 JK그룹의 지주회사 JK클럽의 사장이 돼 경영권에 도전한다. 그 곁에도 유능한 변호사 한지훈(지성)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퀸메이커’ 역할을 한다.

‘권력은 있지만 외로운 40대 여성’과 ‘능력은 있지만 권력은 없는 젊은 남자’가 본격적인 연애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적인 긴장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로열패밀리’의 한지훈에게 김인숙은 ‘신이 엄마 대신 보내준 고마운 은인’에서 ‘단 한 명의 여자’로 바뀌어간다. ‘마이더스’에서 유인혜는 김도현의 멘터인 동시에 김도현과 그의 약혼녀 이정연(이민정)을 떼어놓는 역할도 한다. 술에 취한 김도현이 유인혜의 방에서 잠들고, 아침에 잠에서 깬 김도현이 그 방에서 나오는 장면을 이정연이 목격하는 식이다.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등장하는 이른바 ‘쿠거(Cougar)족’ 드라마는 ‘내 이름은 김삼순’(2005년)처럼 예전에도 있었다. 쿠거란 북미 고양잇과 동물로 남자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능력 있는 여성을 뜻하게 된 말. 기존의 쿠거족 드라마들이 남자가 여자를 선택해 구원해주는 신데렐라 스토리였던 데 비해 ‘마이더스’와 ‘로열패밀리’에서는 강한 여자들이 목표물을 손에 넣기 위해 약한 남자를 적극 활용한다.

쿠거족 드라마는 30, 40대 직장 여성들의 구매력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현실을 반영한다. 특히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이 여성인 점을 감안해 ‘40대에도 여전히 빛나는 미모를 지닌 여성들이 젊은 남성의 충성과 사랑을 받는다’는 줄거리로 여성 시청자들의 환상을 자극한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에서는 커트니 콕스가 주연을 맡은 시트콤 ‘쿠거 타운’ 시즌 2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성공한 부동산 중개업자인 줄스가 이혼 후 연하남들을 사귀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다룬 드라마다. 이보다 앞서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는 미란다가 연하남이자 모델 지망생인 스미스를 만나 그가 성공하도록 이끌어주는 내용이 나왔다.

2008년 방송됐던 일본 드라마 ‘어라운드 40’도 같은 계열이다. 여주인공 오가타 사코토(아마미 유키)는 성공한 정신과 의사로 싱글이다. 드라마 제목처럼 40줄에 접어들며 인생의 반려자가 없는 삶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그녀는 새로 채용한 부하직원인 임상심리사 오카무라 게이타로(후지키 나오히토)와 사랑에 빠진다. 이 드라마는 40세 전후의 싱글 직장여성을 뜻하는 ‘아라포’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아라포를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지는 등 일본 사회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출처 : 방비워(방송비평워크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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