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드라마, 코미디미국122분 2000.02.26 개봉 출연 ; 케빈 스페이시(레스터 번햄), 아네트 베닝(캐롤린 번햄), 도라 버치(제인 번햄)
줄거리 레스터 번햄(케빈 스페이시 분)은 좌절감으로 가득 찬 잡지사 직원으로 하루하루를 무기력 속에서 살아간다. 그가 하루 중 최상의 기분을 느끼는 때는 단지 샤워실에서 자위 행위를 할 때뿐이고, 그후는 모든 것이 곤두박질 친다. 아내와 딸은 그가 한심한 실패자라고 낙인찍어 놓았고 직장의 상사는 그를 해고하기 직전이다. 부동산 소개업자로 일하는 아내 케롤린(아넷트 베닝 분)은 수완가로 자처하고 완벽주의를 외치며 물질만능의 길을 추구한다. 한때는 사랑을 했을 법한 둘의 현재 결혼생활은 단지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형식뿐이고, 외동딸 제인(토라 버치 분)은 전형적으로 반항적인 10대 소녀가 아버지를 향해 내 뱉는 분노를 넘어 아예 사라져 주길 바랄 정도로 미워한다. 제인의 학교를 방문한 레스터는 딸의 되바라진 친구 안젤라(메나 수바리 분)를 보는 순간 한 눈에 욕정을 품게 된다. 이것이 레스터로 하여금 자신을 완전하게 변화시키는 동기를 부여한다. 자기를 해고하는 상사를 공갈 협박하여 목돈을 받아 내어 젊은 날 갖고 싶었던 오래된 스포츠카를 구입하고, 안젤라를 염두에 두고 보디빌딩을 위해 차고에서 벤치프레스를 하는가 하면, 고급 마리화나를 피기 시작하고, 새로운 직업으로는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고기를 굽는 것이다. 레스터는 기억 속에서 이미 사라진 자신의 소년기를 회복하려는 듯이 자유를 추구하는데. 하지만, 옆집으로 해병대 출신 대령(크리스 쿠퍼 분) 가족이 이사오면서 일은 복잡해진다. 사무적으로 철저해 보이고 군대식 권위로 동성애자를 경멸하는 대령에게는 기죽어 사는 아내(알리슨 제에이 분)와 말없이 기분 나쁘게 온갖 것을 비디오로 찍는 취미를 갖고 있으며 대마초를 밀매하여 큰돈을 만지는 고교생 아들 리키(웨스 벤틀리 분)가 있다. 제인은 곧 조용하고 진지하게 사물을 바라보며 신념이 강해 보이는 리키에게 관심이 깊어지고, 친한 친구였던 안젤라는 자신의 성경험에 대하여 자랑을 들어주던 제인으로 부터 외토리가 되자 레스터와의 색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그사이 케롤린은 성공한 부동산 대리인과 바람을 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 사격장에 나가 신나게 총을 쏘아 대는데... {죽음에 직면하면 살아왔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고 한다. 물론 그것은... 일순간에 끝나는 장면들이 아니다. 영원의 시간처럼 오랫동안 눈 앞에 머문다. 내겐 이런 것들이 스쳐간다. 보이스카웃 때 잔디에 누워 바라보았던 별똥별. 집 앞 도로에 늘어선 노란 빛깔의 단풍잎. 메마른 종이결 같던 할머니의 손과 살결. 사촌 토니의 신형 화이어버드를 처음 구경했던 순간..... 그리고 제인, 나의 공주. 그리고 캐롤린.. 살다보면 화나는 일도 많지만, 분노를 품어선 안된다. 세상엔 아름다움이 넘치니깐. 드디어 그 아름다움에 눈뜨는 순간, 가슴이 벅찰 때가 있다. 터질 듯이 부푼 풍선처럼.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면, 희열이 몸 안에 빗물처럼 흘러 오직 감사의 마음만이 생긴다. 소박하게 살아온 내 인생의 모든 순간들에 대해.... 무슨 뜻인지 좀 어려운가요? 하지만 걱정마세요. 언젠가는 알게 될테니까.}
어떤 느낌이었을까? 한 관객의 영화 평 잔잔한 재미가 있는 아메리칸 뷰티....
어느 날 DVD를 고르던 도중 다시금 만나게 된 이 영화는 어릴 적 기억을 회상시켜 주었다. 이 영화가 개봉 되었을 당시 관능적인 포스터에 볼이 달아올랐던 기억이 있다. 아름다운 장미 한송이를 배 위에 올려놓은 여인의 사진은 제목 American Beauty의 의미를 Sexual하게 만들어 주기 충분했고, 그저 나이라는 숫자가 모자라 영화를 볼 수 없음에 입맛만 다셔야 했었다. 그리고 지금,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나이가 되어 영화관 보다는 못하지만 소파에 조용히 앉아 Play 버튼을 눌렀다.
영화가 끝이 나고 Credit이 올라가는 동안 숨이 막힐 듯한 기분과 함께 머리 속이 복잡해 졌던건 영화가 포스터에서 주었던 일종의 설레임(?)에 대한 만족을 주지 않은 배신감 때문이 아니라, 포스터 그 안에서 담겨 있던 수많은 의미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표출이 됨에 대한 환희였다.
요즈음 지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비슷한 패턴을 발견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무미건조와 뭐라 는 단어다. "그냥 뭐 그렇게 살지", "뭐 이렇게 재밌는 일이 없냐", "정 때문에 만나는거지 뭐" 등 ... 일상의 즐거움 보다는 자우림이 외치던 것 처럼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에 대한 아쉬움과 짜증 혹은 원망들이 주류를 이룬다. 영화는 현대인들의 이런 생각들에 대해서 따끔한 일침과 함께 삶을 좀 더 의미있게 재조명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영화 초반에서부터 Lester Burnham의 이미지는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한다. 그는 물욕, 권력욕에 눈이 멀어 부부가 나눠야 할 최소한의 애정조차 남아 있지 않은 아내 Carolyn Burnham과 자신을 경멸하는 딸 Jane Burnham과 함께 무미건조하고 반복적인 삶에 지쳐서 더 이상 반항조차 하지 않고 순종적으로 자의가 결여된 삶을 살고 있다. 획일화된 삶 속에서는 조그만한 파격도 아름다워 보이는 법. 그는 딸의 친구 Angela Hayes를 흠모함으로서 일상의 탈출구를 마련할 계기로 삼는다. Lester의 행위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은 둘째로 하더라도 그의 Beauty에 대한 정의는 Angela의 육체적 美에 기준을 삼고 있는데 이는 휘발성 강하고 굉장히 일시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치 포스터의 장미처럼 한 순간에 아름답게 피고 지는 꽃과 같이.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추구해 나간다. 가치의 실현을 위해 값비싼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고 이루어 냈다는 만족으로 자위하며 사는 것은 경제의 가장 기본법칙 Supply/Demand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그 가치에 역점을 두는 부분이 예전에는 고루 분산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물질적 혹은 일시적인 쾌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편과의 오랜만의 Romance를 즐기려는 찰나에 Carolyn이 "This is a $4000 sofa, upholstered in Italian silk. It is not just a couch (이건 이태리 실크로 마무리한 4000불짜리 소파야. 그냥 소파가 아니라고)" 라 말하는 것에서 현대인이 물질에 얼마나 매여 사는지 단편적으로 알 수 있다.
물질은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으므로 사람을 만족을 시키는데 정신적 가치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문제는 가치추구에 있어서 사람의 도덕성도 해이해 질 수 있다는 점이다. Carolyn의 외도 또한 성욕을 제외 하고서도 자신의 가치, 권력욕에 대한 동경으로 비롯된다는 점은 만족이란 단어 앞에서 사람은 이성적이기 보단 감성적이라고 영화는 호소 하고 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표현 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행복이 빠져서는 안되지만, 너무 자신만을 생각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그 행복이 천편 일률적인 물질만능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문제가 커진다. 그리고 행복추구를 위해 도덕성이 결여된다면 문제는 보다 심각해진다.
그에 반해 Ricky Fitts(Jane의 남자친구)는 예컨데 현실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Ricky가 캠코더에 담아내는 일상의 비디오들은 예컨데 정신적인 공을 들이지 않는다면 가치 제로의 무의미한 영상일 뿐 이지만, 찍는 자신의 의견과 이유들이 덧붙여 졌을 때 비로소 하나의 영상에세이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가 찾아내는 일상의 아름다움은 때로는 추상적이고 감성적이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 혹은 언제라도 아름다움을 찾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은 한없이 아름다웠으리라.
하지만 Colonel Frank Fitts(Ricky의 아버지)의 존재로 인해서 Ricky의 자유는 일정 부분 제약을 받는다. 군 출신 이라는 꼬리표 때문인지 그의 언어와 행동, 그리고 가족을 대하는 태도 마저 전형적인 폭력적인 가부장 아버지의 롤 모델을 보여주는 Colonel은 아들에게 Reality 즉 현실을 직시하고 살아 갈 것을 강요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세상의 눈을 의식하고 살아야 한다고 아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그가 Lester에게 키스를 하는 장면은 경악스럽기 그지 없다. 그 역시 세상에 남아 살아 가기 위해 내면의 자신이기를 포기 한 자. 아들에게 만큼은 좋은 아버지로서 자신이 살았던 비겁하고 불행했던 삶을 남겨주지 않고 싶어 했던 슬픈 게이 아버지의 자화상이였다.
영화는 종반부를 달려 가면서 등장인물 모두에게 특정 해답을 제시한다. Lester가 내면의 자신에게 집중하기로 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패스트푸드 점에서 일하면서 늘 가지고 싶어했지만 경제적으로 언제나 고민스러웠던 차를 사고 운동을 하며 자신의 몸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자신의 진정 원하던 것을 원칙 혹은 이성이라는 제약 없이 행하는 거침없는 마초맨의 전형을 보여준다.
결국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된 Lester와 Angela. 한올씩 Angela의 옷을 벗겨가던 Lester의 손이 가빠질 수록, 치어리더다운 아름답고 균형잡힌 몸이 조금씩 드러날 수록 그의(혹은 시청자의) 심장도 터질듯이 뛰었으리라. 거칠 것 없이 감성적 나날을 보내는 Lester에게 젊은 10대 더 나아가 딸의 친구와의 섹스 또한 도리적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음은 물론이였다.
하지만 도중 자신이 Virgin이라고 밝히는 Angela의 떨리는 목소리를 통해, 닫혀있던 그의 이성의 눈도 함께 트여진다. 언제나 겉으로는 불량함을 자랑하며 자신이 평범한 여고생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살던 Angela의 내면 또한 실제로는 어리숙하고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여자 아이에 불과 하다는 사실은 Lester가 자신을 생각해 보는데 역할을 하고 이는 그 순간 그가 한 여자의 남편, 한 집안의 가장, 한 소녀의 아버지로서 이성과 감성이 적절히 혼합 된 남자의 모습으로 변모하게끔 윤활유가 되어준다.
이해 할 수 없고 경멸스럽기만 한 가족들에 적응하지 못한 Jane은 아버지와의 마찰로 떠나려는 Ricky와 함께 도피를 결정한다. 현실성은 결여 되었지만 자신들의 삶을 새로 찾아 나서겠다는 그 들에게서 보여지는 무모함은 감성적이고 자기중심적이지만 세상과 타협을 하지 않는 사람들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해낸다. 그들이 진정 행복할지는 의문스럽다.
Colonel은 자신에게는 전부였던 Ricky와의 갈등을 야기시킨 Lester를 용서 할 수 없었고, 그를 총으로 쏴 죽이기에 이른다. 항상 억압되왔던 그의 삶.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없고 세상이 필요한 대로 움직여야 했던 그의 삶은 불행했다. 감정적으로 자신을 표출 할 수 없음은 또 다른 비참한 말로를 만들었을 뿐이고 응집되어 있던 슬픔은 아들의 도피가 발화점이 되어 Lester의 머리 뒤에서 크게 발화 했다.
외도를 남편에게 들킨 Carolyn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충격에 Lester를 죽이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그녀가 집에 도착해서 Lester를 발견했을 때, 이미 그는 차가운 시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를 앞에 두고 절규하는 Carolyn의 모습에서 물질의 덧없음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소유물을 지키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도덕 덕목을 버리는 모습에서는 치가 떨린다. 그래도 마지막에 흘리는 눈물들과 절규를 보였을 때 비로소 자신의 잘못과 과거 시간들에 대한 반성을 하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뿐이다.
우리에게 진정한 Beauty,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삶이 내어준 이 선물을 우리는 매 순간 즐기며 살고 있는 것일까. 영화는 다각도의 인물 접근으로 우리에게 이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 근묵자흑이라 함은 흰색은 검은색과 어울리며 살지 않는다는 풀이인데 이 것이 과연 실제로는 옳은 일인지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이성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감성적인 행복을 놓치기 쉽고, 감성적인 아름다움에만 충실한 사람은 이성을 등한시 하게 된다. 영 화는 단순히 어느 한 쪽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두 아름다움 모두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한다. 이성과 감성이 조화롭게 섞여있는 세상에서 아름다움은 곳곳에 퍼져있는 산소 처럼 항상 존재 하는 것이 아닐까. 죽음을 통해 Lester가 남긴 마지막 회고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금 생각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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