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2월 22일 月(월) ☞ 오늘의 세상◆ [태평로] "생명을 살리는 말들이여, 모여라"/김윤덕 주말뉴스부장 소설가 김훈을 전시한다. 서울 성북구에서 살았던 문인들을 위해 성북구립미술관이 6회째 마련한 헌정전(展)이다. 김훈은 피란 후 서울로 돌아와 돈암동 성북동 동소문동에서 살았다. 홍수 때면 재래식 변소가 역류해 안암천에 똥덩어리 흘러가는 풍경을 보았고, 목욕탕 폐수로 빨래하는 산동네 아낙들을 보며 국민학교에 다녔다. 한양도성 밑 성곽을 따라 늘어선 판자촌을 구청 직원들이 때려부수는 살풍경에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의문과 공포에 휩싸였다고 했다. 권력과 제도에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성, '비뚜루' 쓴 모자, 불만 가득한 눈빛만큼이나 시대와 불화했던 성정이 이때 싹텄다. '칼의 노래' '연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