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로열패밀리'는 시청률 40%를 넘었던 '선덕여왕'의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크리에이티브를 맡고 있다.
KBS
'강력반'은 '주몽'의 송일국과 '예능 블루칩' 송지효가 투톱을 맡았다. 하지만 시청률은 1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이들 '흥행 실패작'들의
공통점은 톱스타와 인기 작가를 섭외하기 위해 제작사가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는 사실. '마이더스'의 회당 제작비는 2억원에 달하고, 이 중
60~70%는 작가 고료와 배우들 출연료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완규 작가 같은 A급 작가들은 회당 2000만~3000만원대 고료를
받고 있고, 김희애·장혁·송일국 같은 톱스타들은 회당 1000만원대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관계자들은
"아무리 톱스타·작가의 유명세가 있어도 시청률이 저조한 드라마들은 결국 종반에는 광고를 완판(完販)시키지 못하기 마련"이라며 "지금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들은 속이 타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뛰는 시청자, 걷는 배우와 작가
이처럼 '드라마
불패(不敗) 신화'가 깨지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작가들의 창작력 저하 등 역량의 한계를 원인으로 지적한다. "시청자들의 취향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과거 드라마 틀만을 답습하는 일부 인기 작가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팀장은 "인기 작가들이 과거 자신이
히트시켰던 드라마 프레임과 드라마 발전에는 독이지만 시청률에는 약이 되곤 하는 막장 코드를 동시에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언뜻 보면 좋은 기획인데
그 내용은 막상 예전 것과 다름없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작가들의 '회치기 대본(해당 회 촬영 직전에 내놓는
대본)'이 일상화됐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도 대본에 제대로 몰입할 수 없어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청자보다는 광고주들을 더 의식해야 하는 외주 제작사들이 작가를 통해 드라마 내용이나 장치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는 게 드라마 질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원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윤호진 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팀장은 "제작사측이 간접광고를 드라마의 주(主) 수익원으로 삼으면서 제작사측에 고용된 작가로선 스토리뿐 아니라 간접광고 배치까지 신경
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그래서 드라마 곳곳에 전체 스토리와 상관없는 대화가 뜬금없이 등장하고 개연성 없는 설정이 나오는 등 과거보다
질이 확 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정쟁(政爭)과 경제난 등으로 가뜩이나 현실이 팍팍한데 드라마들까지 배신·갈등·음모
같은 주제들만 다루고 있으니 시청자로선 TV 앞에 앉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영탁 KBS 드라마국장은
"방송사나 제작사로선 성공한 배우와 작가를 토대로 '안정적인 시도'를 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기 마련"이라면서 "시청자들이 참신한 기획과 과감한
시도를 하는 방송사·제작사를 우선적으로 격려하고 성원해 준다면 드라마 제작 흐름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2011.04.07 03:04 조선일보 박세미 기자의 기사임 추노와 허준이 만났는데, 시청률은 10% 겨우 넘어… '드라마 실패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