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결빙의 아버지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결빙의 아버지 결빙의 아버지 ― 이수익 (1942∼ ) 어머님, 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 목조 적산가옥 이층 다다미방의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대던 외풍 탓으로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아버지 가랑이 사이로 발을 밀어 넣고 그 가슴팍에 벌레.. ♠시와 글 모음♠/♧ 시 모음 2016.01.15
2016년 신춘문예 당선작 2016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의자가 있는 골목 / 변희수 의자가 있는 골목 —李箱에게 아오? 의자에게는 자세가 있소 자세가 있다는 건 기억해둘 만한 일이오 의자는 오늘도 무엇인가 줄기차게 기다리오 기다리면서도 기다리는 티를 내지 않소 오직 자세를 보여줄 뿐이오 어떤 .. ♠시와 글 모음♠/♧ 시 모음 2016.01.04
2015 문화 일보 시 당선작 2015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 어머니의 계절 / 최영랑 빈집엔 봄이 오지 않고 여름도 오지 않고 빈집의 계절만이 서성거린다 빈집은 쉽게 들어갈 수 없고 대문 안에 들어서도 속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곳은 시끄럽고 어스름한 저녁 누구라도 거부하는 빈집만의 습관이 있.. ♠시와 글 모음♠/♧ 시 모음 2016.01.02
2016 동 신춘 시 당선작 입과 뿌리에 관한 식물학 - 조상호 입술을 달싹일 때 해안선이 느리게 펼쳐진다 거기 혀가 있다 행려병자의 시체 같은 풀잎처럼 흔들리는 그림자, 달은 빙산이 되어 은빛을 풀어헤친다 물빛을 깨고 비치나무 냄새 번져오는 젖을 희끗희끗 빤다 안개, 서늘한 빗방울, 물방울 띄워올린다 .. ♠시와 글 모음♠/♧ 시 모음 2016.01.01
오탁번의 시 폭설 폭설(暴雪)/ 오탁번 삼동(三冬)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南道)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 ♠시와 글 모음♠/♧ 시 모음 2015.12.05
겨울 생각하는 시 두편 겨울 밤 외 겨울밤 / 박용래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 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에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 1925년 충남 강경 출생 향토색 짙은 서정적 시.. ♠시와 글 모음♠/♧ 시 모음 2015.11.24
6월 시 모음 - 이해인의 '6월의 시' 외 + 6월의 시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 ♠시와 글 모음♠/♧ 시 모음 2015.06.02
황인숙 시 읽기 울울창창 동아일보에서 모셔옴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410>울울창창 2015-05-11 울울창창 ―한세정(1978∼ ) 기다려라관통할 것이다 나를 향해 나는 전진하고 나를 딛고 나는 뻗어나갈 것이다 손이 없으면이마로 돌격하리라 절망이 뺨을 후려칠 때마다 초록의 힘으로 나는 더욱 무성하게뿌리 내.. ♠시와 글 모음♠/♧ 시 모음 2015.05.11